만약, 야경 스페셜리스트인 마루마루 모토오 씨가 야경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히로시마의 야경을 안내한다면

히로시마 시내는 “빛과 어둠”의 차이가 큰 마을입니다. 히로시마는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 산과 바다가 가까워 평야가 좁기 때문에 중심가가 매우 콤팩트합니다. 또 고층건물 같은 것도 적습니다. 사람이 모이는 장소, 예를 들어 나가레가와 부근은 네온에 의해 찬란한 장소도 있지만 그곳을 조금 벗어나면 밤은 정말로 어두운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 어두운 마을 속에서 JR과 시영전차 요코가와 역사의 불빛은 부드럽고 음영이 있는 밤의 건물을 연출합니다. 이러한 불빛에 비친 건물은 유럽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유럽의 야경은 '불빛의 덧셈'이 아니라 뺄셈으로 불필요한 빛을 배제하고 어둠 속에 두둥실 빛이 떠 있는 듯한 정서가 있어 어떠한 그리움이나 복고감을 느끼게 합니다.

피폭된 날로부터 현재의 마을로 복원될 때까지를 계속 봐 온 원폭 돔. 뭐니뭐니해도 강의 수면에 비치는 모습이 ‘평화’를 느끼게 하는 모습입니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마을에 깨끗한 강이 부활하고 평화기념공원이 탄생했습니다. 그 평화기념공원에서 평화의 시대에 전쟁유구를 바라봅니다. 특히 밤에는 주위에 방해되는 빛이 없고 흰 빛으로 비춰지는 원폭 돔은 낮보다 더 날카롭고 임팩트 있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 야경을 바라보면서 평화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기에 이르는 귀중한 야경이라고 느낍니다.

오노미치는 마을 전체가 쇼와 시대의 옛 모습을 느끼게 하는 경치가 많습니다. 특히 저녁부터 밤에 걸쳐 더욱 그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에 오노미치 혼도리 상점가가 있습니다. 마침 석양이 들 무렵 상점가 입구에는 부드러운 빛이 들어옵니다. 상점가 입구를 조금만 더 나아가 뒤돌아보면 상점가의 음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노미치의 매력 중 하나로 언덕길을 들 수 있습니다. 좁은 길을 다 올라가면 센코지 주변에서 대 파노라마의 야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언덕길을 그냥 오르는 건 아닙니다. 해질녘부터 밤에 걸친 시간대를 '하쿠보'라고 부르는데 그 시간대의 언덕길 경치도 볼거리입니다. 좁은 음영이 있는 언덕길을 따라 천천히 어둑어둑해지는 언덕길. 하늘은 보라색 계열의 색 그라데이션을 비춥니다. 결코 어둡지는 않지만 밝지도 않은 그 시간대의 비탈길은 흰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해 뒤돌아 언덕을 내려다보면 드문드문 마을에 네온이 빛을 발합니다. 나룻배가 천천히 흔들흔들 움직이는 그 야경은 처음 오노미치에 오신 분도 어딘가 정겹게 느끼게 하는 편안한 경치입니다.

좁은 언덕길을 지나 센코지에 도착할 무렵에는 밤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옮기면 일종의 개방감을 느낍니다. 경치도 마찬가지여서 시야가 좁은 곳에서 넓은 경치를 보면 해방감에 젖을 수 있습니다. 센코지에서의 경치는 유명해서 말할 것도 없지만 특히 야경이 아름답습니다. 힘겹게 오른 성취감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저녁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가를 빠져나와 어스름 속 센코지를 향해 좁은 비탈길을 지나면, 그리고 센코지에서 오노미치가 보이는 대파노라마의 야경이 펼쳐집니다. 이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과정이야말로 오솔길에서 즐길 수 있는 야경이랍니다.

쿠레라고 하면 오래 전부터 조선소나 군항이 있던 거대 항구 도시입니다. 쿠레의 야경의 특징은 밤의 항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난색계의 등불로 이것은 고압 나트륨등 이라고 해서 주의를 부추기는 불빛으로 부두나 고속도로 분기점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따뜻한 색(빨간색이나 오렌지색)은 교감신경을 활발히 하여 맥박을 빠르게 하거나 체온을 올리는 효과가 있으므로 여행지에서 기운을 충전하고 싶을 때, 기분이 우울할 때 등에 보시면 좋습니다.

쿠레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숨겨진 명소입니다. 전시 중에 포대가 있던 곳으로 그 포대 '오조라야마 포대'는 일본 유산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포대 설치 장소로 선택된 이유로 360도 있는 시야로 전망이 좋은 것이 특징입니다. 쿠레시 동부에서 2012년 완공된 마리노 대교의 야경까지 바라보는 압권의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여기뿐입니다.